"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으리. 거울 앞에 서는 것을. 가슴 한쪽 아마존의 흔적을 보는 것을."

(I am no longer afraid of mirrors where I see the sign of the Amazon.)

 

 

이 말은 1980년 미국의 사진작가 헬라 해미드가

유방암 절제수술을 받은 작가 디나 메츠거의 상반신을 찍은

'전사'(The Warrior)라는 제목의 사진에 붙인 글이다.

아마존의 여전사들은 남성들과 똑같이 전투에 나가곤 했는데,

용맹한 여전사들은 자신의 오른쪽 가슴이 전투에 걸림돌이 된다고 하여 불로 지져 없애버렸다고 한다.

작품에 전사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양팔을 벌리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든 모습을 담은 이 한 장의 사진은

유방암 환자의 고통과 허무 그리고 환희의 표정이 절묘하게 섞인 걸작으로

유방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유방을 절제한 환자들은 그로 인한 신체적 고통을 감내하기도 힘들지만

여성으로서의 심벌과 매력을 상실해버렸다는 정신적 자괴감 때문에

더욱 힘든 나날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자신의 몸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며

그럴수록 더욱 심리적으로 움츠러드는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비단 이런 경우만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수많은 약점들을 지니고 살아간다.

하지만 크고 작은 약점들은 감추려고 하면 할수록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서 응어리가 되어

나중에는 점점 큰 종양으로 자라난다.

 

그럴바엔 차라리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밖으로 드러내 버리면

생각했던 것처럼 고통스럽거나 위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니 오히려 10년 묵은 체증이 사라지는 것처럼

후련한 기분이 들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체험을 하기도 한다.

디나 메츠거처럼 용기있게 세상에 보여주어 버리면

되려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대전환점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시련과 고통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다만 그 시기와 강도가 다를 뿐이다.

문제는 그 시련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에 있다.

그에 따라 우리의 삶은 완전히 180도 달라지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디나 메츠거처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두려워하지 않고 이겨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평상시 마음 속에 늘 "나는 실패한 사람이야"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무의식중에 마치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겠다는 듯한 행동을 반복한다.

무슨 일이 잘못되면 "거봐, 내가 그럴 줄 알았어" 하는 식이다.

그런데 어떤 일이든 잘될 확률보다는 잘못될 확률이 높은 것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매사에 그처럼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의 내면세계에 그려 놓은 그림 때문이다.

이것을 우리는 '자아 이미지'라고 부른다.

 

자아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은 과거의 경험, 성공 또는 실패에 대한 기억,

주변사람들의 대우 등과 같은 다양한 색깔의 물감들이다.

이 여러 가지 물감들로 내면세계에 그린 자아 이미지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행동을 지배한다.

그리고 자아 이미지에 반하는 감정이나 생각 또는 행동을 하게 되면

스스로 어색하고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가령 "나는 실패할 사람이다"는 자아 이미지를 가진 사람은

자꾸 안 되는 일에만 매달리다 상처를 받고 돌아서곤 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나는 성공할 사람이다"는 자아 이미지를 가진 사람은

어려움 속에서도 해낼 수 있는 일에 에너지를 집중한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생각을 계속 하게 되면 자아 이미지는 바꿔질까?

그렇지 않다.

아무리 긍정적인 생각을 해도 자아 이미지가 바뀌지 않으면 소용 없다.

 

예수는 "헌 옷에 새 천조각을 덧대는 것은 어리석다"고 말씀하셨다.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 부정적인 자아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

긍정적인 생각을 해도 금방 부정적으로 돌아가버린다.

한 과목만 낙제해도 자신을 낙제생이라고 낙인 찍어버리고,

시험에 낙방하면 자신을 실패자로 단정해버리며,

직장을 못 구하고 있으면 스스로를 낙오자로 규정해버린다.

이처럼 마음 속에 단단히 박혀 있는 자아 이미지의 뿌리를 바꾸지 않는 한

겉으로 드러난 줄기와 가지와 잎을 아무리 바꾸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고 만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건강한 자아 이미지를 뿌리내릴 수 있는 것일까?

 

건강한 자아 이미지란 감추거나 숨기려고 하기보다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는 이미지다.

자신의 강점 뿐만 아니라 약점까지 모두 인정하고

그 모든 것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포용하려는 이미지다.

그런 가운데 할 수 없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는 이미지다.

결국 건강한 자아 이미지를 가지려면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

자신의 약점이나 치부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마음속 깊은 곳에 꽁꽁 숨겨 놓을 것이 아니라 용기있게 보여주는 것이다.

 

건강한 자아는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약점을 애써 감추고 가식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떳떳하고 당당하게 드러내고 알리는 것이다.

약점은 감추려고 하면 이상하게 더 드러나는 법이다.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세상 사람들이 언젠가는 알아차리게 되어 있다.

그럴 바엔 솔직하게 먼저 보여주는 편이 훨씬 낫다.

 

말이 나온 김에 나도 약점이자 결점 한 가지를 밝혀야 하겠다.

나는 게으르고 미루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무슨 일을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실천하기보다

딱 닥쳐야 부랴부랴 불을 끄려고 덤비는 스타일이다.

 

나는 이런 내가 싫다.

그래서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친다.

사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몇 가지 중요한 일들은

게으른 나를 솔직히 시인하고 다르게 살고 싶어서 하는 것들이다.

주변의 누군가에게 자신의 약점 한 가지를 드러내 보아라.

 

그렇게 하는 데는 작은 용기가 필요할지 모른다.

그러나 밝히고 나면 의외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마음 속 깊은 곳에 꽁꽁 숨기고 있는 것보다

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더 강렬한 에너지가 생긴다.

우리는 어떻게 해도 완벽할 수 없다.

 

부족한 것은 드러내고 점점 나아지도록 노력하면 된다.

그래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되도록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가장 행복한 삶이 아니겠는가?

 

 

 

 

 

* 출처  '정균승의 테마여행'

http://blog.cyworld.com/wjdrbstmd/390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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